음주운전하다 여중생 덮쳐 중상 입힌 교사, 여전히 교단서 근무

충남교육청 “징계 절차 준비 중이지만 필요서류 받지 못해 지연”
음주 운전 단속하는 경찰들. 뉴시스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여중생 2명을 덮쳐 중상을 입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이 교사는 징계를 받지 않고 여전히 교단에 서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었던으로 확인됐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 지역 한 공립고등학교 부장 교사 50대 A씨는 지난 1월 9일 오후 8시쯤 음주운전을 하다 대전의 한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0대 2명을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최근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세종시에서 술을 마시가 대전 자택까지 운전하던 중 횡단보도 녹색불에서 교차로를 건너던 친자매 관계인 여중생 B(15)양과 C(13)양을 그대로 덮쳤다. 골절상 등 중상을 입은 여중생들은 병원에서 두달여간 치료를 받았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1%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으며, 사고 당시 정상적으로 말하거나 몸을 가누기 어려운 상태였다.

 

경찰과 검찰은 각각 지난달 7일과 29일 A씨의 사건 사실을 충남교육청에 통보했지만, 교육청은 한 달이 넘도록 A씨에 대한 직위해제나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부장직위로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면 별도의 징계 절차와 관계없이 직위해제가 가능하지만, 충남교육청은 A씨의 경우 직위해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충남교육청은 징계 절차를 준비 중이지만, A씨로부터 필요 서류를 제출받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성 비위 사건 등 교원이 실질적으로 직을 수행하기 어렵거나, 학생들에게 바로 직접적으로 피해가 가는 상황이 아닌 경우라면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위해제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직위해제 성립요건이 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다 해당 조처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징계 의결에 필요한 서류 일부를 A씨로부터 제출받지 못한 상황이라 늦어지고 있다”며 “필요 서류가 구비되는 대로 징계위원회 회부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13명의 교육 공무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으며, 이 중 10명이 교사였다. 이들에 대한 징계 조치로는 면허 취소 등이 있었다. 

 

교사가 음주운전으로 징계 받은 경우 교장, 교감 임용에서 배제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원 징계 절차의 적절성과 신속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