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증원 추진에 반발해 의료파업이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한 고위공무원이 보건복지부에 청탁해 서울에 있는 빅5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료대란으로 환자들 수술이 수차례 밀리고 응급실 문턱도 넘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의사를 협박하던 보건복지부가 지위를 이용해 세종시 고위공무원 Chronic SDH(만성경막하혈종) Burr holes(천공술)을 해달라고 빅5병원 중 한 병원으로 전원 청탁을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의사로 추정되는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그들이 살리겠다는 ‘지역의료’인 충남대병원을 무시하고, 응급도 아닌 간단한 수술을 대형병원으로 전원시켜 초스피드로 수술받게 했다”며 “국민을 위한다는 의료개혁이라는 소리는 이제 집어치워야 할 듯 하다”고 비판했다.
의사들 “복지부의 이중성”
이를 접한 의사들은 “복지부의 이중성”이라며 비판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만일 ‘전원 청탁’까지만 이뤄지고 수술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청탁한 이는 이를 없던 일이라고 끝까지 부인할 듯 하지만, ‘초스피드로 수술받게 함’이라고 썼으니 수술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글의 내용상 고위공무원이 보건복지부에 청탁을 하고, 이를 다시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병원 측에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건복지부는 병원의 절대 갑이므로 병원 측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사 A씨는 “대학에서는 레지던트들이 하고, 시골 쭈그레한 병원에서 나도 시행 가능했던 수술을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빅5에 의뢰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사들도 “1시간이면 하는 수술을 빅5까지 가서 하냐”, “천공술을 빅5까지나 가서 해야 하나”, “포경수술도 빅5에서 받을 기세네” 등 비슷한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한편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