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메가 서울’ 논의로 주춤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북자도) 추진이 북자도의 새 이름 공모로 다시 동력을 얻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자도는 경기북부 10여개 시·군이 대상으로 현실화하면 인구 361만명(전국 3위), 면적 4268㎢(전국 9위)의 18번째 광역자치단체가 탄생하게 된다.
경기도는 1일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북자도의 새 이름인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공개했다. 행사에선 의수 화가인 석창우 화백이 대형 화폭에 새 이름을 쓰는 서예 퍼포먼스를 벌였다. 앞서 도는 경기북부가 가진 ‘성장 잠재력’에 걸맞은 상징적 이름이 필요하다며 정체성과 역사성, 미래지향적 가치를 강조해 올해 1월부터 한 달간 대국민 공모전을 진행했다.
새 이름은 응모작 5만2435건 가운데 선정됐다. 10개 후보작을 추려 세 차례 심사와 온라인 투표, 전문 심사위원들의 최종 검토를 거쳤다. 심사에는 홍보·네이밍·역사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공모전 대상의 영예는 대구에 거주하는 91세 신정임씨에게 돌아갔다. 신씨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과 도지사 상장이 수여됐다. 아울러 도는 평화누리특별자치도의 특임 홍보대사로 배우 신현준씨를 위촉했다. 신씨는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많이 알려지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보고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이로써 민선 8기 공약으로 북자도를 들고 나왔던 김동연 지사의 행보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마라톤으로 치면 마지막 구간에 접어들었다. 결승점을 통과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 경기북부 10여개 시·군을 아우르는 거대 지자체가 등장하지만, 복잡한 정치 지형 탓에 쉽지 않은 여정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4·10 총선에서 김 지사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며 김 지사가 공을 들여온 북자도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이 앞장서 추진한 메가 서울은 김포·고양·하남 등 서울 인접 시·군의 호응에도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은 상태다. 서울 편입을 외치던 여권 정치인들은 총선에서 줄줄이 낙마했고, 국민의힘 소속 김성원·김용태 당선인도 북자도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반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아 보인다. 민주당 안에서도 북자도 출범이 이르다는 경계론이 팽배하다. 전임 도지사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조차 유세 과정에서 “재정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자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는 행정안전부가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며 거부한 상태다.
이에 도는 22대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이 발의되면 주민투표 재추진과 함께 여야 정치권, 관련 부처 동의를 끌어내는 로드맵을 정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북자도 설치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기로 김 지사와 뜻을 모았고,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 등도 뜻을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도민과 나라를 위한 일에 이념이 어디 있고, 여야가 어디 있겠느냐”며 “모두 함께 가자. 최근 총선을 전후해 여러 혼란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오늘 보고회를 기점으로 (여야) 정당을 뛰어넘는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평화누리특별자치도’(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발전 전략
예산/ 인적 자원, 환경 생태계 활용. 첨단모빌리티·반도체·드론 등 신성장 비전
목표/ 대한민국 미래 지도 바꾸는 ‘게임체인저’
대상/ 한강 북쪽 10개 시·군(고양·양주·남양주·포천·의정부·동두천·파주·구리·가평·연천). 21대 국회 특별법에선 김포 포함
로드맵/ 22대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 발의, 주민투표 재추진, 여야 정치권·관련 부처 동의
자료: 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