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가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콜롬비아 정권은 가자 지구에서의 무력 충돌과 관련해 ‘반(反)이스라엘’ 노선을 견지해 왔다.
구스타보 페트로(64) 콜롬비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서 열린 노동자의 날 행진 및 집회에서 “내일(2일)부터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학살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대통령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생중계된 이날 연설에서 페트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대량 학살”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그곳엔) 폭탄으로 인해 사지가 절단된 어린이와 아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이 멸절하면 인류가 죽는 것과 같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좌파 게릴라 출신인 페트로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해 평소 이스라엘의 책임을 크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해 10월엔 이스라엘을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비유하며 힐난했고, 2개월전엔 식량 지원을 받으려다 수십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대량 학살이며 홀로코스트를 떠올리게 한다”는 언급과 함께 이스라엘 무기 구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콜롬비아는 볼리비아와 벨리즈에 이어 중남미에서 세 번째로 이스라엘과 단교하는 국가로 기록된다고 현지 일간지인 엘에스펙타도르는 전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페트로 대통령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스라엘 카츠(68)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역사는 구스타보 페트로가 아기를 불태우고, 어린이를 살해하고, 여성을 강간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한 인류 역사상 가장 비열한 괴물(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칭)의 편에 섰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우리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