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동창생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빠뜨린 남성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1심 형량이 너무 낮다며 검찰이 항소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3일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20)씨의 원심판결에 불복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항소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동창인 피해자를 바닥에 내동댕이쳐 뇌출혈 등 중상해를 가했고, 상당 기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1심 형량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1심 변론 종결 후 피해자 부모 면담과 피고인에 대한 추가 양형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형을 당초 징역 5년에서 '징역 8년'으로 상향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에 못 미치는 징역 6년을 선고해 즉각 항소했고,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성민)는 전날 선고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6일 부산을 여행하던 중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 여성을 강하게 밀치는 등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당시 피해자가 다른 동창생과 말다툼을 벌이자 이에 끼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그의 폭행으로 허리와 목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출혈 진단과 함께 전신이 마비된 채 의식 불명에 빠진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우정을 쌓고 여행을 같이 갈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음에도 성인 여성 2명이 날아갈 정도로 힘껏 밀친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 결과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피해자가 식물인간이 돼 인공호흡기와 타인의 보조가 전적으로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사건 이후 1년3개월이 지났는데도 피해 복구 노력조차 시도하지 않았고, 선고 직전 피해자 측에 제시한 3000만원의 합의 시도가 거절당하자 이를 형사 공탁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며 “피해자의 어머니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데다 피고인은 사건 발생 6개월 전 당시 17세 여성과 교제하면서 폭행해 약식명령으로 처벌받은 지 6개월 만에 더 큰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의 어머니는 1심 재판 도중 온라인 한 커뮤니티에 딸의 피해 관련 글을 올려 “친구와 함께 여행 갔던 예쁘고 착한 딸아이가 사지마비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며 “건장한 남자가 44㎏의 연약한 여자아이의 머리를 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해자와 그 가족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변호사부터 선임했다. 돈 없고 빽없는 나약한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세상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