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라엘과 수출입 교역 전면 중단 선언

“팔레스타인 공격 지속하는 이스라엘에 ‘2단계 조치’ 결정”
이스라엘 “국제무역협정 무시하는 독재자의 행동” 맹비난

튀르키예 정부가 이스라엘과 교역을 전면중단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튀르키예 무역부는 이날 성명에서 “모든 물품을 대상으로 이스라엘 관련 수출입거래가 중단됐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충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할 때까지 이번 조치를 엄격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기자회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미 지난 4월9일 이스라엘 정부에 즉각적인 휴전 선언과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을 촉구하며 54개 물품의 대이스라엘 수출을 제한했으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공격을 이어감에 따라 이번 ‘2단계 조치’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튀르키예 무역부는 “점령지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형제들이 새로운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팔레스타인 당국과 필요한 것들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는 68억달러(약 9조4000억원)가량으로, 이 가운데 튀르키예의 대이스라엘 수출이 76%를 차지한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튀르키예가 협정을 깨고 이스라엘의 수출입을 위한 항구를 봉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튀르키예 국민과 사업가들의 이익을 외면하고 국제 무역협정을 무시하는 독재자의 행동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옹호하며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카츠 장관은 “즉각 모든 정부부처 내 관련자와 협력해 국내 생산과 대안 수입국 모색 등 튀르키예 무역을 대체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는 승리하고 그들은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초 튀르키예 정부는 수십개 품목에 대해 이스라엘 수출 제한을 결정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다른 튀르키예산 제품도 수입하지 않겠다”고 대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