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재명이 ‘여의도 대통령’…‘용산 대통령’ 만큼 권한 강해”

“여소야대 국회, ‘여의도 대통령’ 시대”
전당대회 출마 관련 “고민 속도가 거기까지 안 가”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6일 “지금은 ‘용산 대통령’(윤석열 대통령)과 ‘여의도 대통령’이 따로 있는 정국”이라며 “(주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여소야대 국회로 인해) 사실은 여의도 대통령의 시대(가 됐다)”며 “이 대표의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1당 체제가 확실하게 굳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 권한이 강하다보니 윤 대통령이 내놓은 많은 공약이 지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만 해도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주요한 공약임에도 한 걸음도 못 나갔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

나 당선인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만 해도 (친명계인 박찬대 의원의) 단독 출마, 단독 당선 등 ‘이재명 1당’이 된 민주당을 상대로 여의도 안에서는 저희가 야당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입법 독주를 하겠다는 민주당에 대응하려면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강인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그리고 용기의 덕목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여당이지만 여의도 내에서는 야당과 다름 없다. 정말 여소야대도 이런 (극심한) 여소야대가 없지 않느냐”며 “그래서 협상과 투쟁의 ‘투 트랙’, 유연함과 강인함의 ‘투 트랙’, 민심에 귀를 열면서 해야 할 일을 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용기는 두 가지”라며 “야당에 대한 용기도 필요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용기도 당연히 필요하다. (윤 대통령에게) 직언해서 관철시키는 강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당선인은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을 전폭 지원하는 가운데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다가 대통령실과 충돌한 바 있다.

 

나 당선인은 당시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 친윤계와 대통령실의 김 의원 지원)에 대해 “부자연스러운 연대였다”며 “억지로 민심과 당심에 역행하는 흐름을 만든 것으로 많이들 기억하시지 않느냐”고 했다. 최근 당내에서 언급된 ‘나∙이 연대’(나경원 당 대표, 이철규 원내대표)와 관련해선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반응했지만 계속 불거지며 저를 공격하기에 불쾌하다는 말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차기 당 대표직에 도전할지에 대해 묻자 “우리 당에 소위 대권 후보들이 많이 있는데 과연 그것으로 충분한지, 보수 정당의 역량을 어떻게 총결집할지, 이런 고민이 있다”며 “(전당대회 출마 여부까지는) 아직 제 고민의 속도가 거기까지 안 갔다”고 밝혔다. 즉답을 피했지만 당권 도전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원 투표 100%’로 설정돼 있는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선 “시장이나 국회의원 후보를 낼 때는 여론을 조금 더 보는 게 맞겠지만 당 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것이니까 여론보다는 당심을 많이 반영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제가 7:3이 좋다, 8:2가 좋다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조속히 결론 내리고 전당대회가 잡음 없이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