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당신”에게로 날아간다. 당신에게서 미처 허락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온몸을 던진다. 순간 몸은 부서지고 독한 피가 흘렀을 것이다. 시인은 그것을 “냇물”이라고 썼지만. “졸졸졸 소리에 맞춰” 웃는다고, 다만 환한 날들이라고 썼지만……. 어쩐지 알 것도 같다. “환”과 “한” 사이, “날”과 “들” 사이 깊게 묻어 둔 고통의 흔적을.
시인은 전하고 싶었을까.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은 죄다 깨어진 것임을. 그렇게 깨어진 것만이 기실 사랑일 수 있음을. 아무렴. 자신을 모조리 던지는 천진 없이는, 고통 없이는 결코 사랑의 맨얼굴을 볼 수 없겠지.
깨어지고 깨어져도 무수히 날아가는 것. “날아가는 속도로 죽는 것”. 죽어도 죽지 않는 것. 사는 것. 아직, 아직은. 다시 한 번 기꺼이 당신에게로 날아가기 위해.
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