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경제계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전세계 자국중심주의로 인한 시장 위축 등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서 충분히 해왔던 기조대로 계속해서 가면 대한민국은 괜찮은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사회에 던져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모색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태까지 하던 방법론으로 효과가 있었던 게 별로 없었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뭔가 새로운 모습이 필요하다면 (경제계가) 대안을 내놓고 대안들이 국회나 정부, 시민사회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져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도체기업의 ‘투자’ 고민을 전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미세화가 상당히 어려워졌기 때문에 그 수요를 충족시키고 공급을 늘리려면 라인을 더 건설해야 한다”며 “이는 기술로 해결이 안 되고 자본적지출(CapEx·미래 이윤 창출을 위한 지출)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힌다”고 했다.
이어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 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며 현재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 유치 경쟁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자본적지출이 많이 드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이 장사가 잘되거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보조금이 유인책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시스템 미비나 비싼 인건비 등 나라마다 나름의 보조금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만 답했다.
최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에 대해 “젠슨 황은 오랫동안 본 사람”이라며 “엔비디아 제품이 빨리 나오게끔 우리의 연구개발(R&D)을 서둘러달라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협력 관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고객이고 판매처이고 협력처”라며 “경제 문제를 풀 때는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끈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의 25대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3년간 회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최 회장은 “처음 회장직을 맡고 나서는 실험적 성격이 있었는데, 2기부터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국민이 바라는 형태의 경제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거나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최 회장은 “반기업 정서를 개선해 ‘나도 경제활동을 할 거야, 기업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신나게 열심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며 “제가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