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는 6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켜만 보고 머뭇거리다 실기하는 과거의 민주당과는 결별하겠다”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놨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반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협의해 배분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국회 진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된다면 국회법에 따라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입법부 운영 키를 쥔 국회 법사위와 운영위를 독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대체 ‘법사위원장’이 뭐길래?
법사위는 모든 법률안의 체계와 자구를 심사한다. 체계 심사는 법안이 헌법 등 타 법률과 충돌하진 않는지, 자체 조항 간 모순은 없는지를 보는 것이고, 자구 심사는 법안 용어의 적합성과 통일성 등을 심사해 완결성을 높이는 과정이다. 법사위원장이 회의를 열지 않는다면 입법 자체가 막히는 일도 발생한다. 민주당은 체계·자구 심사 권한이 입법 절차 자체를 막는다며 ‘일하는 국회’에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전 심사’인 만큼 무분별한 입법을 제어하고, 법 형식 자체도 완결성을 높이는 옹호론도 있다. 또 법원 및 군사법원과 헌법재판소, 법무부·법제처·감사원 등을 소관하고 대통령 등 탄핵소추 등의 고유 업무를 갖는다.
◆운영위·의장까지 독식 노리는 野
민주당이 김 의장 제안을 논의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협의하도록 돼 있지 합의해 선출하도록 돼 있진 않다”며 “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지연된다면 국회법에 따라 다수결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의원 간 선거로 선출되는데,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 사실상 국회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운영위를 민주당이 가져간다는 점도 눈에 띈다. 법사위와 국회 양대 축인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소관 상임위이긴 하지만 ‘입법 룰’을 정하는 국회법을 소관하기도 한다. 법사위 검토 절차를 건너뛸 수 있는 신속처리안건제도와 ‘꼼수 탈당‘ 논란을 일으킨 안건조정위원회 조항, 체계·자구 심사권한 등 국회 의사결정 관련 내용이 모두 규정된 법이다. 교섭단체 구성 요건에 대한 규정도 국회법에 포함된다. 대통령실 견제와 함께 국회 의사결정 제도 주도권까지 모두 쥐고 있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여기에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은 무소속보다는 ‘민주당 국회의장’이 될 공산이 크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조정식·정성호·우원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자 모두 중립은 필요 없다는 기조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장은 본회의 의사일정을 작성하는 등 본회의에 관한 키를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