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득점왕 경쟁 가열… 토종 미드필더 3파전 양상

7골 넣은 3명 공동 선두 올라
포항 정재희, 해트트릭 등 상승세

초반 잘나간 이상헌은 최근 침묵
이동경, 입대 후 김천서 활약 기대

K리그1 득점왕 경쟁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닌 2선에서 활약하는 국내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어서다. 전체 일정의 3분의 1을 소화한 K리그1의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11라운드를 마친 K리그1 최다골 선두는 7골을 기록한 포항 스틸러스 정재희(30)와 김천 상무 이동경(27), 강원FC 이상헌(26)이다. K리그는 득점왕을 1명 선정한다. 골 수가 같을 경우 경기 수를, 경기 수도 같을 경우 뛴 시간을 따진다. 이를 반영한 득점 순위는 이동경, 정재희, 이상헌 순이다. 모두 토종 미드필더 재원으로 그동안 득점왕 경쟁에서 보이지 않았던 새 인물들이다.

(왼쪽부터) 정재희, 이상헌, 이동경.

이들 중 정재희의 페이스가 가장 뜨겁다. 정재희는 1일 강원FC와 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생에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정재희의 활약 덕에 포항(승점 24)은 강원을 4-2로 물리쳤고, 이 승리로 ‘동해안 라이벌’ 울산 HD(승점 23)를 누르고 단독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정재희는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렸다. 2023시즌 K리그1 개막 첫 두 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신고했던 정재희는 그해 4월 6라운드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6개월간 재활해야 했다. 10월 큰 기대를 안고 돌아왔지만 곧바로 같은 부상이 재발하면서 7경기 만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부상을 떨쳐낸 올 시즌 정재희는 10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정재희는 “지난 시즌 크게 고생한 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아프지 말자’는 목표를 정했다”며 “득점왕 욕심보다 지금처럼만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웃었다.

반면 이상헌은 한동안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6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며 ‘무명의 반란’을 일으켰던 이상헌은 이후 경기에서 침묵 중이다. 강원(승점 15)이 아슬아슬하게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하위권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상헌의 반등이 절실하다. 윤정환 감독은 “너무 많은 조언을 해주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애제자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동경은 지난달 29일 입대해 강제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동경은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은 뒤 6월 초 김천에 합류하게 된다. 이동경은 지난달 28일까지 울산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비며 뜨거운 활약을 펼쳤지만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발을 맞춰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동경이 얼마나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지가 득점왕 경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