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직권남용”…의협, 세종→서울 전원 논란 문체부 공무원 고발

문체부 공무원, 세종 병원서 뇌출혈 진단
서울 대형 병원으로 옮겨 수술…전원 논란 일어
의협, 해당 공무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7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민원실 앞에서 최근 있었던 서울아산병원 전원 논란과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무원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고발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과쳔=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무원이 세종충남대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수술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해당 공무원을 고발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임현택 의협 회장은 문체부 공무원 A씨와 전원에 관여한 보건복지부 공무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의협 측은 “A씨가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세종충남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측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고, 복지부 관계자가 이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은 그들 자신도 이용하지 않는 지역 의료를 살린다면서 국가 의료 체계를 황폐화할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를 강행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시에서 일하는 A씨는 뇌출혈 증세로 인해 지난 4월21일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당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고, 2∼3일 뒤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세종충남대병원은 A씨에게 현지 수술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는 “(A씨는) 지난해 5월 아산병원에서 심장혈관 관련 스턴트 시술을 받았고, 평소 고혈압 등 혈관 관련 질환이 있어 현재까지 치료 중이던 상황에서 지난달 21일 뇌출혈이 발생해 충남대병원 응급실로 갔다”면서 “(A씨는) 기존 병력과 치료에 대한 자료가 있는 아산병원으로 전원한 것으로 안다. 기존 병력과 현 상태를 2~3일간 검토한 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시술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A씨의 전원과 관련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언론 보도와 보고받은 내용에 차이가 있다. 어떤 게 정확한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의 전원과 관련해 정치권 등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3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자신의 SNS에서 “지방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 정책을 의사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라며 “다른 상황도 아니고, 의료진이 녹초가 되고 병원이 초토화되는 상황에서 응급 상황도 아니고 어려운 수술도 아닌 치료를 위해 권력을 사용했다”고 쏘아붙였다.

 

허은아 개혁신당 전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SNS에 “‘제2의 이재명’과 같은 문체부 공무원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면서 “병원 고위 관계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까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