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의 한 신축아파트에서 건물 외벽이 휘고 벽면이 뒤틀리는 등 하자가 발견돼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다. 시공사 측은 입주 전까지 보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입주민 우려가 이어지자 관할 지자체는 품질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8일 무안군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무안군 홈페이지에 H 아파트 관련 공개 민원 글이 100여건 이상 올라왔다. 해당 아파트단지는 800여 세대로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사전 점검에서 하자가 잇따라 발견됐다. 민원인들은 무안군에 입주 전 필요한 준공 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요구도 했다. 일부 수분양자는 지난 2일 아파트 앞에서 준공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지난달 말 진행된 입주자 사전 점검 당시 찍힌 현장 사진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예비 입주자들이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아파트 외벽과 계단, 엘리베이터, 공용부 벽면 등에 하자가 있는 모습이 담겼다. 아파트 외벽은 휜 듯했고, 타일과 내부 벽 라인은 수평이 맞지 않고 뒤틀려 있는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 층 표지판도 떨어질 듯 매달려 있거나, 층을 알려주는 숫자가 거꾸로 나타나는 곳도 있었다.
이외에도 계단 타일이 부서져 떨어져 나가고, 창문 틀과 외벽사이 틈이 벌어지거나 화장실 타일벽 내부에 타일을 채워 넣었다가 타일 외벽이 깨져 내부가 다 드러난 모습도 포착됐다. 공사 중 인부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도 남아 있었다.
작성자 A씨는 “한눈에 봐도 보이는 건물 외벽이 휘었다. 지진이 나면 전부 다 죽는 거 아닌가. 각 세대마다 하자가 평균 150개, 많게는 200개 이상 나오고 공용부의 하자가 판을 친다”며 “이것이 1군 브랜드 아파트의 마감이다. 이 상태로 사전점검을 해 입주민들에게 잊지 못할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줬다”고 꼬집었다.
해당 아파트 시공사 측은 입주 전까지 충분히 하자 보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일부 하자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다 고쳐드릴 것”이라며 “온라인상 사진만 보면 아파트의 전체 단지가 다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청에 하자 보수 계획도 제출했다”며 “구조상 문제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무안군은 오는 9일 품질점검단을 투입하기로 했다. 점검단에는 분야별 전문가 12명이 참여하며 입주 예정자도 참관할 예정이다. 무안군은 점검 결과를 토대로 시공사 측에 하자 보수 등 관련 절차를 요구할 계획이며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중대 하자가 발견될 시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