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문이든 막힘없이 대답하고, 예술작품까지 척척 생산해내는 인공지능(AI), 치료 불가능했던 희귀병을 맞춤형으로 정밀 치료하는 첨단바이오, 컴퓨팅 연산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양자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적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할 핵심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첨단기술은 인류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정보 침해와 사회적 격차 확대 등 다양한 윤리적·사회적 위험도 동반하므로 이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와 정책수립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 4월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장관회의는 2015년 대전 장관회의 이후 9년 만에 개최된 명실상부한 과학기술계 최대 국제행사다. 전 세계 주요국 장관들이 모두 모여 ‘변혁의 시대(disruptive times)’에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협력과 경쟁의 조화’를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각국은 기후위기, 팬데믹 등 인류 공동의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각자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 등 신흥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신흥기술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최대한 누리기 위한 국제 규범 형성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의 장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국제특허출원 세계 4위, 글로벌 연구개발(R&D) 정부 투자 1조8000억원 돌파, 인구 1000명당 연구원 수 1위의 나라지만, 과학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