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선자와 정성호·조정식·우원식(기호순) 의원 간 4파전으로 확정됐다. 출마를 저울질하던 박지원 당선자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8일 불출마 선언했다. 조·우 의원이 전날 출마 선언과 후보 등록을 마친 데 이어 추 당선자와 정 의원이 이날 각각 출사표를 던지고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 출마 선언에서도 선명성 경쟁 양상이 계속됐다. 특히 일부 후보는 국회의장이 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 입법 지원에도 나설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샀다.
4·10 총선으로 6선 고지에 오른 추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혁 국회에는 검증된 ‘개혁 의장’이 필요하다”며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개혁 입법과 민생 입법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신속히 원 구성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통령 본인·가족·측근 관련 이해충돌 사안에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제한 강구 △당·당원에 대한 의장 불신임 권한 위임 등을 공약했다. 추 당선자는 그러면서 “이 대표가 제안한 신용사면 등 처분적 법률 입법도 지원하겠다”고 했고, 국회의장이 되면 대선에 불출마해 이 대표와 경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이은 국가 의전서열 2위다. 의전서열 8위인 교섭단체 야당대표보다 높은 위치다. 진영에 치우치지 않고 의회의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당적도 가질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런 의장 자리에 도전하는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명심’(이재명 대표의 마음)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자 국회를 중재할 의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당내 경선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5선에 성공한 정 의원은 “역대 국회의장은 ‘의사 정리’라는 제한적 역할에 매몰돼 대통령과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 총선의 민의는 소극적 국회를 넘어서는 적극적이고 ‘강한 국회’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 관련 대정부질문 수시 개최 △민생 분야 쟁점법안 여야 합의 지연 시 다수결 따른 신속 처리 등을 약속했다. 정 의원은 “각 당의 대표, 원내대표 등과 상시 소통하고 원내 주례회동과 수시 비공개 회동을 실시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겠다”며 협치 뜻도 강조했다.
그간 의장 경선 출마를 고심해오던 박지원 당선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후까지 많은 분의 고견을 들었다. 지금은 제가 나설 때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16일 의장 경선을 치른다. 1차 투표에서 재적 당선인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치른다.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민홍철(경남 김해갑)·남인순(서울 송파병)·이학영(경기 군포) 의원 등 3명(기호순)이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