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회의장 없다는 건 문제”라는 추미애…“당원들도 기대를 갖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 MBC 라디오서 “개혁 국회 만들겠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국회의장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의장에 출마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지지자들의 뜨거운 응원이 자신을 뒷받침한다고 여긴다. 민생 회복과 개혁 국회를 내세우며 그 선두에 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두터운 것으로 보이는 당원들의 마음과 맞닿아 있다.

 

추 당선인은 8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본인은 왜 국회의장을 하려고 그러는 건가’라는 질문에 지난해 여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당원존에서의 행사를 문득 떠올렸다. 그는 “당원들께서 저에게 꽃다발을 안겼다”며 자신에게 거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기대가 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기대를 하나 봤더니 180석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는데 국회의장 손에 의해 좌초된 것을 굉장히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시더라”며 “제가 하면 잘할 것 같다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계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 당선인은 전직 법무부 장관의 신분으로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당원존 행사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지 궁금하다’는 어느 지지자의 질문을 받았었다.

 

이에 “지난번에 ‘국회의장이 돼라’는 편지를 써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국회의장은 (일단) 국회의원이어야 하는 것”이라던 추 당선인의 반응에 현장에서 ‘출마하세요’라는 지지자들 박수가 나왔고, “제가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께서 저를 믿어주신다면”이라며 추 당선인은 “여러분과 제가 힘을 합쳐서 잘 해보자”고 함박웃음을 보였다. 추 당선인의 답변을 들은 행사 진행자 현근택 변호사는 ‘역할을 하시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추 당선인은 라디오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저는 6선 중에 연장자이고, 헌정사를 더듬어 보니 여성 국무총리가 계셨다”며 “제가 여성 법무부 장관은 두 번째”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리천장이 깨졌는데도 불구하고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는 곳(국회)에서 아직도 여성 국회의장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아닌가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 임기 2년을 최초로 채운 그는 당심과 민심 속에 자기 자리가 있다면 국회의장 출마도 그 연장선상에서 당연하지 않냐고 본다.

 

진행자의 ‘어떤 국회의장이 될 건가’라는 질문에 “개혁 국회를 만들겠다”고 답한 추 당선인은 “다른 나라는 대전환 준비를 하는데 지금의 검찰 정권은 무관심하고 무능하기조차 하다”면서 “미래의 경제 운용 방향과 직결되는 ‘대전환 준비’를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고, 여야가 따로 없는 민생법안을 정쟁거리로 만들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해 국민을 안심시키겠다”고 밝혔다.

 

제22대 국회의장 후보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 조정식·우원식·정성호 의원(사진 오른쪽부터)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 출마 당위성 부각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차기 국회의장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지난달 설문조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총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같은달 30일 공개한 ‘정치·사회 현안 130차 여론조사’에서 ‘제22대 국회의 첫 국회의장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0.3%가 추 당선인을 선택했다.

 

‘잘 모름’과 ‘기타 다른 인물’은 각각 23.7%와 19.5%로 나타났다. 이어 ‘친이재명계’ 좌장이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의원(6.0%), 조정식 의원(5.9%), 우원식 의원(4.7%) 순이었다.

 

선택지의 ‘기타 다른 인물’과 ‘잘 모름’을 제외하고 인물 4명만 놓고 봤을 때,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 적합도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18~29세에서 32.8%, 30대에서는 39.7%다. 특히 40대에서 59.5%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주목됐다. 50대와 60대에서는 각각 48.4%와 34.0%, 70대 이상에서는 21.9%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70.6%가 추 당선인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4.8%에 그쳤고, 우 의원과 조 의원은 3.7%와 3.6%다. 반면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기타 다른 인물(37.7%)’과 ‘잘 모름(32.9%)’을 제외하고 넷 중에서 조 의원(10.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정 의원(8.1%), 우 의원(7.0%), 추 당선인(3.9%) 순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3%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입법부 수장으로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 출신이 맡아왔으며, 2명이 전반기와 후반기로 2년식 임기를 나눠 선출된다. 1당이 내부 경선을 통해 추천한 후보가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된다. 통상 5선 이상 중진 의원 중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 맡는 편이다.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선출 후, 자신이 소속된 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이 되어야 한다.

 

단순한 국회 수장이 아니라 다른 나라 의원들이 우리나라에 오거나 반대로 순방에 나서면 각국 의원들을 만나 국가 간의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하는 의회 차원 외교 역할 등을 수행한다.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때는 직접 중재에 나서야 하고, 부의장과 함께 대통령 만찬에도 참석한다. 한마디로 안 하는 것 빼고 다 한다는 얘기다.

 

추 당선인은 2016년 당 대표로 선출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대선 승리를 진두지휘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맡아 검찰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는 등 굵직한 경력의 소유자다. 선명한 개혁 성향으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대표의 우군을 자임하며 ‘명추연대’라는 말을 낳았다.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초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말”이라며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서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 그걸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추 당선인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민생·평화·민주주의 3대 위기를 한꺼번에 겪고 있다”며 “국민께서는 절박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압도적 힘을 실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파탄난 민생경제와 위기에 빠진 한반도 평화를 해결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계속해서 “이제 국회에서 힘을 가진 우리가 답해야 한다”며 “민의를 따르는 ‘개혁 국회’를 만들어 민생을 되살리고, 평화를 수호하며,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