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탄핵' 거론하는 野…박찬대 "국민이 192석 몰아줬다"

박찬대, 尹 탄핵 가능성∙4년 중임제 군불 때워
민주당 장기집권 포석 해석 나와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압승 이후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한 군불 때기를 지속하고 있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수용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윤석열정부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심판하며 야당에 192석이나 몰아주지 않았느냐”며 “개헌선과 (윤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국회가) 다시 거부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더 심한 정치적 결정’까지 (여권이 방어하는 데는) 단 8명 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더 심한 정치적 결정’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한 긴급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제22대 국회의 야권 의석은 192석, 국민의힘은 108석이다. 전체 국회의원석(300석)의 3분의 2, 즉 200석 이상이 찬성하면 개헌과 국회의원 제명, 심지어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가 가능하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제까지 용산 대통령실의 눈치만 본다고 생각하느냐”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할 때도 야 4당을 합쳐서 170석 밖에 안 됐지만 실제로 탄핵 의결을 했을 때는 234표나 찬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어떤 분들은 탄핵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탄핵은 정치인과 국회가 하는 것 같지만 주권자인 국민이 판단하고 명령하는 것”이라며 “점점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치까지 끓어오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의 지지율보다 낮다고 하지 않느냐”며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하시면 안 된다고 야당으로서 정말 충심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지금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소상히 설명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을 하겠다”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 원내대표는 이날 보도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22대 국회에서 개헌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며 “충분히 공론화를 통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민주당의 개헌 언급에 대해 8일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임기 중에 개헌을 하자고 한다면 (다음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선될 경우) 이 대표부터 4년 연임, 중임을 적용하자는 의도가 숨어 있다. 조금 불순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임기 중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이 이뤄질 경우 다음 대통령 당선자부터 연임 기회가 주어지고, 현재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중 각종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점에서 민주당의 장기집권 의도가 엿보인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