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10일 서울 청계천과 재래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났다. 전날 1년9개월만에 연 기자회견에 이어 본격적인 현장소통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년간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꾸준히 부정 평가 이유로 꼽히던 ‘소통 미흡’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인 10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을 찾아 참모들과 김치찌개를 먹으며 외식 물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식당 주인에게 “2년 전과 비교해 김치찌개 가격이 얼마나 올랐느냐”고 물었고, 주인은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랐다고 답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이 올라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시민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대통령은 “외식 물가도 점검하고 시민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나왔다”며 “그동안 경호 등의 이유로 시민들이 불편할까봐 잘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 때 한 시민이 “자주 나오세요”라고 외쳤고,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불편하지 않으시면 자주 나오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시민들과 악수하고 기념 촬영도 했다.
윤 대통령은 청계천으로 이동해 산책 나온 직장인, 시민들과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산책하던 젊은 직장인에게 “요즘 외식 많이 하시냐”고 묻자 그는 “물가가 많이 올라 힘들다”고 답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정부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의 전통시장인 독립문 영천시장을 찾았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 종로구 광장시장 방문을 시장으로 2년간 20회 이상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정육점, 생선, 채소, 과일 점포 등을 방문해 직접 가격을 묻고 장을 보며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상인들에게 장사가 잘 되는지 물었고,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에게는 물가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한 점포 상인은 “온누리상품권 수수료가 높아 상품을 값싸게 팔 수 없어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했고, 이에 대통령은 동행한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에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영천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90세 상인에게 어려운 점이 없는지 물었고, 그는 “한국전쟁 때 남편이 전사했는데 유공자로 인정받는 과정이 까다로워 결국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해 평생 어려운 형편 속에 지냈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도와드릴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동행한 참모에게 당부했다. 이날 일정에는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과 박춘섭 경제수석, 성태윤 정책실장 등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장 행보 외에도 기자실을 방문해 출입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기자회견에 대해 “앞으로 한 서너 달에 한 번 정도 자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취임 2주년 일정과 관련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특별한 축하 행사보다 현장 행보를 통해 국민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다음주부터 민생토론회를 재개해 현장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