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는 그저 ‘작은 성인’이 아닙니다. 성인의 뼈는 힘이 가해졌을 때 스트레스를 받아 버티다 부러지는 데 반해, 소아의 뼈는 더 유연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버티다 부러지기보다는 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무엇보다 소아 뼈는 성인과 달리 성장판이 있습니다. 표현이 어려운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외상 후 3∼4일 이상 아프면 단순 타박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골 부분이 많은 아이의 뼈는 엑스레이 검사에서 손상 부위가 완전히 다 감별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나 부종이 지속하면 소아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곽윤해 교수는 1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성인의 골절과 소아 골절의 차이를 강조하며 아이의 증상을 면밀히 관찰해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은 뼈가 완전히 부러지거나(완전 골절), 뼈가 조각조각 쪼개지는(분쇄골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소아는 뼈에 금이 가는 미세 골절이나 휘어지는 불완전 골절인 경우가 많다. 이는 소아와 성인 뼈의 역학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장 후 신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하지 성장판이다. 팔꿈치 등 팔의 성장판 손상은 팔과 관련됐지만 하지는 성장판이 다쳤을 때 키에 영향을 주게 된다. 곽 교수는 “근위 대퇴골 성장판이 전체 하지 성장의 15%, 원위 대퇴골 성장판이 37%, 근위 경골 성장판이 28%, 발목 성장판이 20% 정도 차지하게 된다”며 “따라서 원위 대퇴골 성장판 손상이 있다면 키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판이라고 하면 키로만 연관 짓는 경우가 많지만 ‘휘어짐’도 신경 써야 한다. 팔꿈치 부위 골절 발생하면 팔이 휘어지는 내 반주(cubitus varus)가 발생할 수 있다.
성장판 이상이 의심되면 주기적으로 병원을 내원해 다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성장 속도를 체크해야 하는 이유다. 필요한 경우 수술을 통해 성장 속도를 양쪽이 비슷하도록 맞춰 주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아이의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개월에서 2년 정도 관찰합니다. 차이가 큰 경우 적게 자란 뼈를 길게 늘이는 수술을 하거나 긴 쪽을 못 자라게 잡아주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에서는 2.5㎝ 정도부터, 상지에서는 5㎝ 길이 차이부터 수술적 교정을 고려합니다.”
성장판 손상을 불러오는 특별한 활동은 있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뛰어놀다가도, 킥보드·트램펄린을 타다가도 넘어지면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소아 골절에서 약 20%가 성장판 손상을 동반한다.
곽 교수는 “소아는 성인과 달리 골절 유합, 재형성능이 높기 때문에 성인처럼 수술한다든지, 또는 성인처럼 완벽하게 뼈를 맞추기 위해 반복적으로 도수 정복(closed reduction)을 하게 되면 오히려 성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며 “성인과 다르게 접근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