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獨 관계 중요 역할”… ‘이미륵’ 유해 봉환 추진

강정애 장관·쾨슬러 시장 면담
“한국 정부 광복 80년 계기 노력”
구체적인 실무 협의 진행키로
李 지사 묘 함께 찾아 참배하기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며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이의경(필명 이미륵·1899∼1950·사진) 애국지사 유해 봉환이 추진된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인근 그레펠핑시에 안장된 이 지사 유해 봉환을 협의하기 위해 그레펠핑 시청사에서 페터 쾨슬러 시장을 면담했다고 보훈부가 12일 밝혔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뮌헨 인근 그레펠핑 시내에 위치한 이의경 지사 기념시설을 둘러본 뒤 쾨슬러 그레펠핑 시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강 장관은 쾨슬러 시장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광복 80주년 계기로 이의경 지사 유해를 고국으로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해 봉환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그레펠핑시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쾨슬러 시장은 “이의경 지사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한 애국지사지만, 독일에서도 철학·문학 등을 통해 독일 청년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줬던 인물로 독일과 한국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이의경 지사 유해 봉환 추진 노력을 알고 있고, 유해가 한국으로 무사히 봉환될 수 있도록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보훈부와 그레펠핑시는 이 지사를 한국으로 모시기 위한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강 장관은 이날 쾨슬러 시장과 토마스 엘스터 주뮌헨 대한민국 명예대사, 독일 이미륵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함께 이 지사의 묘를 찾아 참배했다. 강 장관은 이미륵기념사업회 측에 ‘2024년 7월의 독립운동가 선정패’를 전달했다.

 

1899년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한 이 지사는 1919년 3·1운동에 가담한 것을 시작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3·1운동 당시 탑골공원 인근에서 반일 전단을 배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 수배를 피해 상하이로 망명한 뒤 임시정부 일을 돕다가 안중근 사촌인 안봉근의 권유로 1920년 독일로 망명했다.

독일에서도 김법린·이극로 등과 함께 항일 활동을 펼쳤고, 반나치 지식인인 쿠르트 후버 교수와 교류했다. 광복 이후에는 뮌헨대 강사로 일하다 1950년 사망해 그레펠핑 묘역에 묻혔다. 정부는 이 지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으며 보훈부는 2024년 7월의 독립운동가로 이 지사를 선정했다.

 

이 지사가 1946년 독일에서 발간한 ‘압록강은 흐른다’는 문체의 탁월함이 인정되어 한때 최우수 독문 소설로 선정된 바 있으며, 독일 교과서에 실려 지속적으로 애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8년 방송드라마로도 방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