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선거 분리독립 정당 참패

정당연합 과반 못 미친 61석 그쳐
독립성향 약화에 정치기반 무너져
산체스 총리 통합정책도 영향 분석

‘분리 반대’ 사회당은 역대 최고성적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카탈루냐의 민족주의 정당들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2017년 독립 공화국까지 선포했던 카탈루냐의 분리주의 정서가 약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율 99% 기준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주지사가 이끄는 카탈루냐연대당(JxCat)을 포함한 4개 분리주의 정당 연합은 전체 135석 중 총 61석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과반 의석(68석)에 미치지 못했다.

사진=AP연합뉴스

스페인 중앙정부 집권 사회노동당(PSOE)의 지역 자매당으로,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통합주의 성향의 카탈루냐사회당(PSC)은 42석을 획득, 지난 선거(2021년·33석)보다 9석 늘어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PSC는 의석수와 득표율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며 원내 1당 지위를 굳건히 했다.

 

PSC의 단독 의석 역시 과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보수 성향 국민당(PP·15석)이나 극우 성향 복스당(VOX·11석) 등과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2012년부터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통치해온 분리주의 세력은 12년 만에 권력을 내려놓게 될 전망이다. 아라곤 왕국에 뿌리를 둔 카탈루냐는 카스티야 왕국을 이어받은 스페인의 다른 지역과 달리 독자적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어 예로부터 분리독립 운동이 이어져 왔다.

 

분리주의 세력의 참패는 카탈루냐인들의 독립 성향이 약화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통합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산체스 총리는 2017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한 카탈루냐 정치인이나 시위에 참여해 징역형을 받은 분리주의자들의 사면을 약속하는 등 이 지역과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려 노력해 왔다.

 

사면 정책에 반대하는 17만명 규모의 시위가 지난해 말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지난 1월에는 의회에서 사면법이 부결되면서 위기를 맞았던 산체스 총리는 이번 지선에서 PSC의 승리로 정치적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