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前 해병대 1사단장 “수중수색 지시 안 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후 첫 경찰 소환
“허위 사실 난무… 수사 적극 협조”
警 “수색 지시 책임 규명 중점 조사”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당시 지휘부였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채 상병이 순직한 지 299일 만이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3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임 전 사단장을 불러 직접 대면 수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 상병 사고 이후 경찰의 첫 대면 수사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3일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취재인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8시50분쯤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 강·폭력 범죄 사무실 앞에 홀로 모습을 드러냈다. 군복 차림으로 한 손에는 서류 가방을 든 채였다. 임 전 사단장은 “무엇보다도 작전 임무 수행 중에 안타깝게 순직한 채 해병의 명복을 빈다”면서 “유가족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간 검증되지 않은 각종 허위 사실과 주장이 난무했다”며 “특히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일부 언론에서 심지어 제가 하지도 않은 수중 수색 지시를 제가 했다고 10개월째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러한 것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한 뒤 사무실로 향했다.

 

임 전 사단장은 그간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과 관련해 “(해병대) 여단장이 작전 통제권자인 육군 50사단장에게 건의해 승인받아 결정했다”며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여야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채 상병 특검법’ 실현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조사에서 당시 실질적인 수색 지휘권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규명하고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수색을 지시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