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전부 잘렸다"… 파타야 납치살해 피해자 고문 정황

경찰, 정읍서 20대 피의자 체포
범행 부인… 1명은 캄보디아 도주

태국 유명 관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피의자들의 잔혹한 범행 수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사 방해 목적으로 피해자의 손가락을 절단하고, 살해 뒤 가족에게 장기 매매 등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마치 영화 ‘범죄도시’의 현실판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방송 등에 따르면 숨진 30대 A씨 시신을 확인한 결과 열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A씨 손가락이 잘린 이유로 고문 또는 향후 경찰 수사 방해 목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타야서 잔혹한 범행… 실마리 풀릴까 13일 경남 창원시 경남경찰청에서 형사기동대 소속 경찰관들이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을 조사실로 데려가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경남경찰청은 전날 오후 7시46분 전북 정읍에서 한국인 피의자 3명 중 한 명인 20대 B씨를 체포했다. B씨는 이달 9일 태국에서 출국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달 30일 태국 파타야에 입국했다. 태국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지난 3일 오전 2시쯤 한국인 남성 2명이 A씨를 차량에 태우고 파타야 방향으로 가는 장면이 찍혀 있다.

 

이들은 트럭으로 갈아탄 후 파타야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서 숙소를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를 태운 트럭은 다음날인 4일 오후 9시쯤 검은색 천이 덮인 채로 숙소를 빠져나갔다. 이달 11일 태국 경찰은 이 호수에서 A씨 시신이 담겨 있는 통을 발견했다.

 

현지 언론에 보도된 대화 내용을 보면 A씨와 피의자 중 1명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출입국 기록과 통화 내역 등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한국 경찰 등에 따르면 태국 현지 경찰은 전날 수사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 1명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기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나머지 피의자 1명이 미얀마로 도주했다는 언급은 없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와 피의자가 우리 국민인 점을 감안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및 주재관을 통해 현지 수사기관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주태국 한국 대사관에서 발송한 외교전문을 통해 수사 상황을 공식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