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만나 북한의 도발과 공급망 불안 등에 함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외부) 간섭을 배제한 채 마주 보고 가자”고 제안했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회담을 시작해 만찬까지 함께했다. 양국 외교수장의 대면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이후 처음이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방문이 방문을 위한 방문에 그치지 않고 양국 간 얽혀 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서 한·중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연이은 도발, 여러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도전 과제에 양국이 직면해 있는 만큼 양자관계뿐 아니라 공동의 도전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도착 후 조 장관의 첫 일정은 재중 한국 기업인과의 오찬간담회였다.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양국 경제 관계가 과거의 상호 보완적 파트너 사이에서 이제는 경쟁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다”면서도 최근 신설된 한·중경영자회의와 대한상공회의소·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간 정책 간담회 등 한·중 간 교류를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며 “기업과 외교부가 한 팀이 돼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도선 CJ차이나 총재는 “정부가 현지 기업들을 위한 정책이나 기업들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더 청취하고 지원해 준다면 앞으로의 30년 동안도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높은 결과를 고국에 가져다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14일 중국지역 총영사들을 소집해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공관장 회의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