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꽃말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인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영어로는 “(I will) Always be with you”라고 적는다. ‘꽃말’(Language of flowers)을 정하는 데 정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면 꽃말이 된다.
꽃말은 꽃마다 특정한 의미를 정해 암호처럼 은밀하게 주고받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견해가 있다.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꽃말을 ‘꽃 암호’라는 의미에서 ‘플로리오그래피’(Floriography)라고 부른다.
커피 꽃말이 “언제나 당신과 함께!”로 퍼지게 된 데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웨딩드레스와 관련이 있다. 전통적으로 웨딩드레스에 수놓는 꽃은 꽃잎이 5장인 오렌지꽃이다. 꽃이 흰색이기 때문에 흰색 웨딩드레스에 표현하기 좋고, 무엇보다 오렌지꽃이 순결을 상징하기에 애용됐다.
시대가 바뀌어 꽃말이 순결이기에 웨딩드레스에 오르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는 의견이 대두됐다. 오렌지꽃의 모양과 향이 재스민이나 커피 꽃과 유사해서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웨딩드레스에 수놓는 꽃을 커피꽃이라고 부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커피 꽃말이 사랑의 맹세로서도 어울린다는 의견도 한몫했다.
커피 꽃말의 기원에 관한 또 다른 스토리텔링은 영화 ‘스타워즈’와 관련이 있다.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에서 루크 스카이워커가 제다이 마스터인 오비완 케노비를 만난 자리에서 “May the Force be with you”(포스가 당신과 함께하기를)라고 인사한다. 이후 영화에서 이 문장은 제다이 사이에서 사용되는 인사말로 굳어졌다. 스타워즈 팬덤의 성장과 함께 단순한 인사를 넘어 팬끼리 공감과 동지애를 표현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더 포스’는 ‘절대 에너지’ 또는 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문장으로 인해 ‘스타워즈의 날’이 5월 4일로 정해졌으니. 그 중요도를 가늠할 만하다. 앞부분 ‘메이더 포스’의 영어 발음이 ‘5월 4일’(May the 4th)과 비슷하게 들리는 데서 유래됐다. 포스(신)에 대한 믿음과 축복을 담고 있는 이 말의 기원을 성경에서 찾는 스타워즈 팬들도 적지 않다. 예수가 부활한 뒤 제자들 사이에 처음 모습을 보이면서 건네는 인사말이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Peace be with you)이다. 조지 루카스 감독이 독창적으로 만들어 낸 인사말이라는 주장과 고대 켈트 문화의 축복 문구에서 따온 말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당신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가진 ‘비 위드 유’(Be with you)가 명구와 커피 꽃말에 담겨 있다는 사실은 커피 애호가들을 묵상으로 이끌어준다. 커피 한 잔이 지닌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게 하는 화두와 같은 말이다. 2004년에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2005년 이치카와 다쿠지의 소설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영문 표기가 ‘Be with you’이다.
갈수록 파편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에게 함께 해줄 누군가가 된다”라는 것은 커피가 지니는 소중한 가치이자 위력이 아닐 수 없겠다. 그 의미가 꽃말에 담겨 있으니 보통 우연이 아니다. 매일 마시는 커피가 꽃말처럼 서로에게 응원과 축복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존재’ 자체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고 커피는 말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 커피보다 소중한 것이 함께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