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견기업 10곳 중 약 3곳은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졌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요 원인으로는 고금리 장기화와 매출 부진이 꼽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3월 4∼22일 중견기업 339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중견기업 금융애로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응답은 28.6%로 나타났다. 중견기업 10곳 중 약 3곳이 지난해보다 올해 경제적으로 더 어렵다고 답한 셈이다. 반면 ‘자금 사정이 전년보다 개선됐다’고 응답한 중견기업은 8.6%에 그쳤다.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고 응답한 중견기업 가운데 34%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국은행은 지금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어 ‘매출 부진’(32%), ‘생산비용 증가’(16.5%) 등이 자금 사정의 악화 원인으로 꼽혔다. 중견기업의 자금 조달 경로로는 ‘시중 은행’(55.8%), ‘정책금융 기관’(8.8%), ‘회사채 발행’(2.9%), ‘보증 기관’(1.5%) 등 순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의 29.2%는 외부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 중 87.9%는 이자 비용에 대해 ‘부담된다’고 답했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대내외 경제 환경 악화, 실적 부진 등으로 기업 대출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중견기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발표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 방안'의 조속한 시행·정착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대출금리 우대 및 한도 확대, 중견기업 전담 지원기관·기금 마련 등 안정적인 자금 조달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정책·민간 금융기관은 물론 정부, 국회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