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자식처럼 아끼던 교감선생님, 이영주(57)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1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7일 교장 승진을 위한 연수를 받기 위해 집에서 짐을 챙기던 도중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평소 자신이 죽으면 장기기증으로 다른 사람을 살리라는 이야기를 자주했고, 장기기증이 안되면 의대에 시신 기증을 해달라는 이씨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했다. 이씨는 심장과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 환자의 기능적 회복을 도왔다고 기증원은 전했다.
전북 군산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난 이씨는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며, 본인이 손해 보더라도 남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사람을 대하는데 선입견 없이 모두에게 자상하게 대하며,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20년 이상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씨는 중·고등학교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교직 생활을 하다가, 3년 전에 교감 선생이 돼 교장 승진을 앞두고 있었다. 평소 학생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특히 생활이 어렵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하는 학생들에게 더 마음을 많이 쓰는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스승의 날을 며칠 앞두고 떠나게 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더 마음 아파했다.
아들 이겨례 씨는 “떠나시는 날 많은 분이 아빠를 위해 울어주셨어요.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제는 우리가 모두 기억하고 행동할게요. 감사합니다. 너무 사랑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