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년 내내 전셋값 오름세… 시장 왜곡하는 임대차법 손볼 때

서울 등 수도권 전세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9% 오르며 51주 내리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도 상승세를 이어가면 1년 내내 전셋값이 오르게 된다. 서울과 일부 경기지역에서는 전세 품귀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 상승을 마냥 방치하다 그 불길이 전세대란을 넘어 집값 과열로 비화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전셋값 급등은 빌라·오피스텔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몰린 데다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확 줄어든 탓이 크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4139가구로 지난해보다 20% 넘게 급감한다. 서울의 인허가, 착공, 준공물량도 연평균 대비 30∼40%대에 불과해 향후 2∼3년간 공급부족이 심화할 공산이 크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역전세난 탓에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떼일까 봐 좌불안석이었는데 이제 거꾸로 전세대란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전세불안의 주범 중 하나로 2020년 8월부터 시행된 ‘임대차 2법’이 꼽힌다. 이 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2년 계약만료 후 계약 갱신권을 보장(계약갱신청구권)받고, 갱신 계약 때 5% 이내 인상한 가격(전·월세 상한제)이 적용된다. 오는 7월 이후 4년(2+2년) 만료 계약이 도래하는데 그동안 전셋값을 인상하지 못한 주인들은 신규계약 때 한꺼번에 올릴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년 계약 만기 전세매물은 서울에서만 5만4000건에 달하는데 전셋값 폭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서민 주거안정 취지로 도입된 임대차법이 외려 서민의 시름과 고통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그제 임대차 2법이 현재 전체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원상 복구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여야는 그동안 시장혼란과 왜곡을 야기해온 임대차 2법의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적절한 시기에 폐지하거나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다음 주 전세대책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다지만 당장 전세가뭄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기는 힘들다. 우선 세입자들이 전세 사기 공포로 기피해 온 빌라나 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 등으로 눈 돌릴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가용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곳에 양질의 임대주택을 서둘러 공급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동산시장은 단기 정책만으로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장·단기 안정책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