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경복궁 정문의 광화문(현판)이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한글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옛날 쓰인 현판을 재현해야 한다는 문화재 전문위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그대로 됐지만, 오늘 이후 다시 한번 (논의에) 불을 지펴보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627돌 세종대왕 나신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복궁 수정전 앞에서 열린 ‘세종 이도 탄신 하례연’ 기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탄신 하례연에 앞서 행사 참석자들과 오찬을 한 유 장관은 “한글학회장님과 많은 학자 여러분이 광화문(현판)이 왜 한글로 쓰이지 않았는지, 짧은 시간이지만 열띤 토론을 했다”고 언급했다.
검정 바탕에 금색 글자로 쓰인 지금의 광화문 한자 현판은 지난해 10월 월대(중요한 건물에 넓게 설치한 대)와 함께 복원됐다.
광화문에는 1968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글로 쓴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가 2010년부터 흰색 바탕에 검은 글자로 된 한자 현판이 내걸렸다. 한글운동 관련 단체들은 한글 현판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유 장관은 경복궁을 고종시대가 아닌 조선시대 500년 역사 중 가장 태평성대를 이룬 세종시대로 복원했으면 좋겠다는 일각의 의견에도 “100% 동감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하례연에는 김주원 한글학회장, 이찬규 국어학회장,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장, 김미형 공공언어학회장,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해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장소원 국립국어원장, 김영운 국립국악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