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시혁, 엔터기업 첫 대기업 총수

공정위 공시집단 88개 지정

쿠팡 김범석 2024년도 동일인 지정 피해
‘가족경영 미참여’ 등 예외조건 충족

쿠팡 김범석 의장이 올해에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올해부터 친족의 경영 불참여 등 예외 기준에 해당하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가 처음 마련됐는데, 쿠팡이 그 수혜를 입었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사상 처음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88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318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고 15일 밝혔다. 작년 대비 공시집단은 6개, 소속회사는 242개 각각 늘었다. 공시집단은 자산총액 5조원(작년 말 기준) 이상 기업으로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공시, 비상장회사 등 중요사항 공시 등 각종 공시의무를 지고 사익편취행위의 규제 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기업집단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동일인도 함께 지정하는데, 관심을 모았던 쿠팡 김 의장은 이번에도 지정을 피했다. 통상 기업집단 최상단회사의 최다출자자 등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며, 동일인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등을 공시해야 한다.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허위 공시하면 형사 처벌될 수 있다. 공정위는 올해부터 국적과 무관하게 동일인을 ‘자연인’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기준(시행령)을 마련했는데, 미국 국적의 김 의장은 이를 충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록체인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역시 동일인으로 송치형 회장 대신 법인이 지정됐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더라도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국내 계열사의 범위가 동일하고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 회사를 뺀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고 △해당 자연인의 친족도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임원 재직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자연인·친족과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 대차가 없어 사익 편취 우려가 없는 경우에 모두 해당하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

 

한편 방탄소년단(BTS)과 뉴진스 등이 속한 하이브는 K팝의 세계화에 따른 앨범·공연·콘텐츠 수익 증가로 자산이 5조2500억원으로 늘면서 엔터업계 최초로 공시집단에 지정됐다. 동일인은 방시혁 이사회 의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