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특별법 시행… ‘서울광장 분향소’ 어디로 옮겨갈까 [오늘, 특별시]

논의 본격화 전망… 이전장소·변상금 등 ‘변수’

이달 2일 국회 문턱을 넘은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공포·시행되면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무단 설치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의 철거·이전 여부와 이전장소 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와 조만간 분향소 이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은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2월4일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시는 관련 법·조례와 서울광장이 공공시설물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자진 철거를 요구했으나, 유가족 측은 이를 거부했다. 한때 강제 철거 가능성이 제기되며 서울광장 일대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다뤄질 때까진 (분향소) 철거를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누그러졌다.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200일째인 지난해 5월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참사 발생 551일만인 지난 2일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분향소 철거·이전 논의가 새 계기를 맞게 됐다. 특별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피해 구제와 지원 등 피해자의 권리 보장에 관한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분향소 이전과 추모 공간 건립 논의를 할 동력이 생겼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유가족 사이에서도 ‘현 분향소 대신 참사의 아픔을 보다 온전히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분향소 이전장소를 놓고 시와 유가족 측 사이에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시는 지난해 2월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지하 4층에 추모 공간 조성을 제안했지만, 유가족 측 반대로 더 이상 논의가 진행되지 못 한 바 있다.

 

변상금 문제도 변수다. 시는 서울광장 무단 점유의 책임을 물어 유가족 측에 지난해 4월 초까지 발생한 변상금 2900만원을 부과했다. 대책회의는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해 10월22일 이를 납부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변상금이 1억65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상금은 공유재산 관리법에 따라 무조건 부과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분향소 이전이나 변상금 문제 모두 유가족 측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