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의 투자기업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3분기부터 비밀리에 사들인 주식은 손해보험사 ‘처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처브 주식 약 2600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시가로는 67억달러(약 9조852억원) 수준이다. 처브 주식은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가운데 9번째로 큰 종목이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버크셔의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진 후 처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약 12% 올랐다. 세계 최대규모 상장 손해보험사인 처브는 지난 2016년 보험사 에이스 리미티드에 295억달러에 인수됐다. 회사 이름은 처브를 그대로 승계했다. 처브의 최고경영자(CEO)는 에반 그린버그로, 미국의 대형보험사 AIG의 전 회장 겸 CEO인 모리스 그린버그의 아들이다.
오마하에 본사를 둔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동차 보험업계의 대표주자인 게이코부터 재보험사 제너럴 리를 비롯해 수많은 보험사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보험회사 앨러게니를 116억달러에 인수했다. 버크셔는 처브 인수 사실을 2분기 넘게 비밀로 유지해 왔다. 버크셔는 한 개 이상 보유 종목을 기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당국으로부터 허가받았다. 이달 초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의 연례 회의에서도 비밀리에 사들인 종목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버크셔는 별도로 제출한 자료에서 ‘은행, 보험 및 금융’ 주식 보유액이 작년 하반기에 35억9000만달러, 올해 1분기에 14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어 투자자들은 버크셔가 은행 주식을 대거 매입했을 것으로 추측해왔다.
한편 버크셔는 1분기에 애플 주식 약 1억1500만주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버크셔는 애플 주식 보유액은 1354억달러 정도로 줄었다. 버크셔 전체 지분 중 40% 정도다. 버크셔가 1분기에 매각한 200억달러어치 주식 중 대부분은 애플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