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교회에서 10대 청소년이 얼굴을 비롯한 몸 곳곳에 멍이 든 채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옮겨졌으나 이송 4시간 만에 숨졌다. 경찰은 해당 교회에서 폭행 등 학대 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같은 교회 신자를 긴급체포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체포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인천 남동구 한 교회에서 10대 후반의 B양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15일 오후 8시쯤 119에 전화를 걸어 “B양이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었다”면서 “최근에도 밥을 잘 못 먹었고 (지금) 입에서 음식물이 나오고 있다”고 신고했다. 구급대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교회 방안에서 B양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B양은 최초 발견 시 몸 여러 곳에서 멍자국이 발견됐고 양 손목에는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B양은 119구급대로부터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전 0시20분쯤 사망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던 중 범행 정황을 포착해 즉시 검거했다. B양 어머니는 지난 1월 남편과 사별한 뒤 3월부터 딸을 지인인 A씨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측은 B양 몸에서 발견된 멍은 평소에 그가 수차례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A씨와 숨진 B양 관계 및 교회 종파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게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