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 가입자가 줄고 있다. 경쟁사와 가입자 수 경쟁에 목을 맸던 유료방송이 이제 OTT와 오리지널 콘텐츠로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106명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0.1% 감소했다. 이는 2015년부터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조사한 이후 첫 감소 기록이다.
유료방송은 이동통신 3사가 주도하는 IPTV와 케이블TV 사업을 하는 종합유선방송(SO)사업자, 위성방송 사업자로 이뤄져 있다. 최근 3년간 IPTV 가입자 수는 유지됐지만 SO사업자와 위성방송 가입자 수가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SO와 위성방송 가입자는 각각 1년 전 하반기 대비 각각 8만9781, 5만9108명 감소했다.
유료방송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당시 1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OTT가 본격적으로 세를 확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질 좋은 콘텐츠를 OTT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IPTV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민 OTT 이용률이 77%에 달할 정도다.
OTT 사업자들은 국내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넷플릭스의 2022년 매출은 7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따라서 유료방송 쇠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올 게 왔다”는 식이다. IP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OTT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동영상 소비 패턴이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며 “거기에 스마트TV로 OTT를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유료인 IPTV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도 각사의 IPTV에 OTT 서비스를 결합해 한번에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지 않은 글로벌 OTT의 콘텐츠 경쟁력이 막강한 탓에 주도권은 OTT에 있다는 평가다.
통신사는 OTT와의 가입자 수 경쟁보단 투자 확대와 배급망 확보 등 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OTT에 대항해 콘텐츠소싱기획팀을 따로 운영하는 등 콘텐츠 선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일본 콘텐츠 전문기업 ‘와우와우’의 픽서 시리즈를 독점 공급했고, 미국 3대 지상파방송사 중 하나인 CBS와 손잡고 ‘CSI: 과학수사대’ 등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도 선보였다.
OTT사에 비해 우위에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통해 사용자 환경(UI)을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SK브로드밴드는 AI B tv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포털 전략을 내세운 KT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청 편의를 강화하고 AI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