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한국 포함 국제사회 적극 만류에도 이스라엘은 '요지부동'

라파 지상전 방침 재천명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도시 라파에 대한 전면적 군사 작전을 앞둔 이스라엘에 미국을 제외한 주요 7개국(G7)과 한국 등 13개국이 경고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국제사회의 적극적 만류에도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전 방침을 굳건히 하며 작전 준비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전차가 가자지구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 등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서한은 13개국 외무부장관들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보내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미국을 제외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G7이 모두 참여했고, 한국과 호주,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웨덴도 서한에 서명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네 쪽 분량의 서한에서 해당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는 동시에 가자전쟁 발발의 원인이 된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에 가자지구에서 악화 중인 인도주의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하며 구호물자 반입을 위해 이집트와 맞닿아 있는 라파를 포함해 가자지구로 통하는 모든 국경검문소를 개방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사실상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반대한 것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라파의 국경검문소를 장악하고서 군사작전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검문소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유일한 통로로,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이후 폐쇄된 상태다. 이후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대부분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라파 지상전 방침을 천명했다. 난민들이 몸을 피할 지역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시가전이 벌어진다면 대규모 인명살상은 피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가자주민 수십만명의 희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공격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루전 지상전 본격화를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라파 일대에 “추가 병력이 진입할 것”이라며 “작전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라파 지역에서 군 지휘관들을 만난 후 “목표물 수백 개를 이미 공격했으며, 이 같은 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뉴시스

NYT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의 일원인 갈란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라파 지상전을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순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직접 경고를 하는 등 국제 사회의 우려 속에 이스라엘은 현재까지는 라파 동부 지역을 상대로만 제한적인 급습을 벌이는 등 전면적인 지상전은 자제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라파 공격 강화가 하마스를 파괴하고,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작년 10월7일의 기습 공격의 반복을 막기 위한 ‘중요한(critical) 부분’이라고 칭하며 라파 지상전의 당위성을 강조해 라파를 상대로 한 대대적인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 공중정찰 시찰차 이스라엘군을 만나 “라파에서의 전투는 중차대하다. 거기엔 하마스의 남은 병력이 있다. 게다가 라파는 하마스의 도주와 보급에 있어 숨통 역할도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필수적인 부분을 이루고있는 이번 전투는 이번 전쟁의 많은 것들을 결정할 전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