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할일은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기업이 잘되도록 적극 도와줘야 한다. 저도 영원한 기업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일 포스텍 명예박사 학위수여식 축사를 끝으로 11년 만에 찾은 고향 포항에서의 이틀간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귀경길에 올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천신일 ㈜세중 회장의 포스텍 명예공학박사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했다.
그는 "포항이 인구가 늘지 않고 젊은들이 떠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와야 하고 교육이 더욱 발전해서 (젊은이들이) 남아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포스코와 포스텍, 포항시장,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 발전에 힘을 한데 모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천신일 회장은 모범이 되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라고 믿는다"라고 축하했다.
천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최측근 인사로 알려질 정도로 평소 소통을 자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려대학교 61학번 동기다.
또 "천 회장의 목소리는 아직도 청년인데 건강이 많이 염려된다"며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저와 같이 자주 만나자"고 덕담을 건냈다.
천 회장은 "제가 만 30살때 제철화학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며 "여기에 있는 학생들도 창업에 도전해 성공한 기업가가 되길 응원한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천 회장은 포스텍 개교 당시 캠퍼스 조성을 위해 20만여㎡의 부지를 무상 기증했다.
이밖에도 지금까지 10억원이 넘는 현금과 주식, 각종 현물 및 석조문화재를 기부한 인물이다.
이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천 회장의 부지 무상 기증 내용을 설명하며 "고향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줘서 너무 고맙다. 제 고향을 향한 여러분들의 많은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성근 포스텍 총장은 "이번 천 회장님의 명예박사 수여는 포스텍 개교 이후 8번째다"며 "제가 9번째 총장인 만큼 총장되는 것보다 어려운 게 명예박사 수여이기에 그간 포스텍을 향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천 회장의 명예박사 수여를 축하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송도활어회센터에서 나주영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 전·현직 회장단, 전익현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 등 20여명의 경제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자신을 '영원한 기업인이라 칭하기도 했다.
나주영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오찬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최영우 전 포항상의 회장은 "MB 재직 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4대강 사업, 교통 오지였던 포항에 KTX 연결, 포항~울산 고속도로 개통 등 많은 업적 덕택에 포항이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280여개의 포항철강공단을 대표해 전익현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도 포항 방문을 환영하며 건배사를 제의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조찬 기도회에도 참석해 "한국은 지금 잘 살만한 데 그냥 분열이 아니고 상대를 꺾어내려는 마음으로 분열돼서 참 어렵다"며 "철저히 분열됐다. 인정을 안 한다. 이런 것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광화문에 하루 50만명씩 모여서 매일 미국 소고기 수입하면 광우병 걸린다고 해서 정신이 없었다"며 "아마 경험도 없고 기업 하던 사람이니깐 물러날 거라고, 북한에서도 기대한 것 같은데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서 "포항이 경제와 교육이 살아나고 대형병원도 들어서 바이오헬스산업을 일으키는 등 지속해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경북도민의 숙원사업인 포스텍 의과대학 및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고향을 떠났지만 기억하고 살았다"며 "늘 항상 낙서하다 보면 포항시, 포항시, 우연히 그렇게 쓴 것은 어릴 때 힘들게 살다가 떠났지만, 마음에는 늘 있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포스텍 학위 수여식을 끝으로 KTX를 이용, 귀경길에 오르며 11년만의 고향 방문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