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소 매직’ 레버쿠젠, 분데스리가 첫 무패 우승

준우승 5회 딛고 120년 만에 정상
감독 교체 2시즌 만에 최강팀 변모
UEL·DFB 우승땐 ‘무패 3관왕’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을 펼치는 유럽 축구 5대 리그에서 ‘무패 우승’은 역대 3팀만 일굴 정도로 ‘하늘의 별 따기’다. 1991∼1992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AC밀란(22승12무), 2003∼200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벵거볼’ 아스널(26승12무), 2011∼2012시즌 세리에A 유벤투스(23승15무)가 한 번도 패배를 허용하지 않고 리그 트로피를 들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지난 시즌까지 무패 우승을 해낸 구단도 없었다.

사비 알론소 감독(가운데)과 레버쿠젠 선수들이 19일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최종 34라운드에서 아우크스부르크를 2-1로 꺾고 무패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레버쿠젠=AP연합뉴스

2023∼2024시즌 독일에서 새로운 무패 우승팀이 탄생했다. 바이어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 최초로 무패 우승 위업을 달성하는 새역사를 썼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은 19일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최종 34라운드에서 아우크스부르크를 2-1로 꺾었다.

 

지난 29라운드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조기 확정했던 레버쿠젠은 이날 최종전에 승리해 28승6무를 기록, 분데스리가 사상 첫 무패 우승을 일궜다. 유럽 5대 리그 역대 네 번째.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1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오른 독일 최고 명문팀 바이에른 뮌헨도 무패 우승은 실패했는데, 레버쿠젠이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1904년 제약회사 바이엘의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창단한 레버쿠젠은 5차례 준우승에 그쳐 우승 못 하는 구단이라는 뜻의 ‘네버쿠젠(Neverkusen)’이라는 오명까지 썼었지만, 120년 만의 구단 첫 우승을 무패로 장식했다.

그 중심엔 ‘알론소 매직’이 있다. 2022년 10월 부임한 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 알론소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번째 시즌 만에 무패 우승을 일궜다. 당초 강등권을 오갈 정도로 추락한 레버쿠젠을 맡아 첫 시즌 6위의 성적을 작성했고, 이번 시즌엔 정상까지 팀을 이끌었다. 알론소 감독은 충분치 못한 구단 재정에도 알짜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특히 아스널 출신의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 공격수 빅터 보니페이스 등은 우승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후반 35분 이후 동점골과 결승골을 터뜨린 게 7경기나 될 정도로 강팀의 면모를 자랑했다.

 

레버쿠젠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레버쿠젠은 23일 아탈란타(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결승,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결승을 남겨뒀다. 우승컵 두 개를 추가하면 무패 3관왕을 이룬다. 역대 어느 팀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알론소 감독은 “분데스리가 우승도 어려운데, 무패 우승을 이뤄 정말 자랑스럽다”며 “선수들이 시즌 내내 보여준 노력과 일관성으로 만든 성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 우리는 목이 마른다. 한 번 성공하면 계속 성공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