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달 27일 첫 TV토론을 앞두고 날 선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8월)과 공화당(7월)이 각 당의 대선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까지 두 달 이상 남았지만,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일찌감치 확정되면서 후보 간 신경전도 고조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대선 경합 주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이끌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복수를 위해 출마했다”면서 “복수는 국가를 이끄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두 번째 임기에서 가할 위협은 1기 때에 비해 더 거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6 의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선동했다는 혐의를 겨냥 “(트럼프가) 반역의 고삐를 풀었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안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위협이 된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게 놔둘 수 없다”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위태롭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을 위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에는 인종 분리 정책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이른바 ‘브라운 대(對) 교육위원회 판결’(1954년·브라운 판결) 70주년을 맞아 워싱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 전체가 아닌 일부만을 위한 나라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내 전임자와 극단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로 트럼프의 극렬 지지층을 동시에 의미) 친구들은 지금 미국 전역의 다양성과 평등, 포용성을 없애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인우월주의자’나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부 극렬 지지층의 인종차별주의적 성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 참석,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여태까지 우리나라 역사에서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당신 해고야, 여기서 사라져라, 조!”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원이었다면 “(사형 집행에 쓰는) 전기의자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NRA를 겨냥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그들은 여러분의 총을 노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에 앞서 약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미네소타주에서 공화당 주최로 열린 만찬 행사에서 “나는 (TV토론에 앞서) 약물 검사를 요구할 것”이라며 “나는 그가 (지난 3월) 국정연설 때처럼 고도로 흥분한 상태로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 70분 가까이 열정적인 연설로 고령 논란을 일부 해소하자 약물 사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