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인가. 드디어 이겼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만 무려 30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져있던 한국 여자배구가 드디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희생양은 태국이었다.
FIVB 랭킹 43위 한국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랑지뉴 체육관에서 열린 2024 VNL 첫째 주 4차전에서 태국(FIVB 랭킹 13위)을 세트 스코어 3-1(25-19 23-25 25-16 25-18)로 이겼다.
2024 VNL에서 중국과 브라질, 도미니카 공화국에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모조리 0-3으로 완패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값진 승점 3을 얻어 전체 16개 참가국 가운데 태국, 불가리아에 앞선 14위에 올랐다. 한국이 VNL 무대에서 승리를 차지한 것은 2021년 6월 15일 캐나다전 이래 약 3년 만이자 31경기 만이다. 한국은 2021년 VNL 막판 3경기부터 연패를 시작해 2022년(12패)과 2023년(12패)에는 단 1승도 하지 못하고 전패 수모를 당했다. 2024 VNL에 첫 3경기를 완패하며 3년 연속 전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4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한숨 돌렸다.
이번 VNL을 앞두고 페르난도 모랄레스(푸에르토리코)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꾼 여자배구 대표팀은 사령탑 교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블로킹에서 12-8로 앞섰고, 상대 범실 득점에서 25-13으로 크게 앞선 것이 승리의 비결이었다.
에이스 강소휘(도로공사)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2점을 폭발시키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정지윤(현대건설)과 박정아(페퍼저축은행)도 나란히 16점씩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주전 미들 블로커로 출전한 이주아(IBK기업은행)과 이다현(현대건설)도 각각 블로킹 5개, 2개를 포함해 11점, 8점을 책임지며 코트 가운데를 든든히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