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선거의 여왕’ 박근혜 커터칼 피습사건 [그해 오늘]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 나섰다가 11㎝ 자상
범인 지충호, 징역 10년 선고 받고 2016년에 출소한 듯
지난 2006년 5월 2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유세 현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흉기 피습을 당하는 순간. 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18년전인 2006년 5월 2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유세 현장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괴한으로부터 커터칼 피습을 당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건 당일 오후 7시 20분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가 범인 지충호에게 커터칼로 피습당해 얼굴을 크게 다쳤다.

 

범행 당시 50세 였던 지충호는 청중으로 잠입해있다가 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15cm 가량의 커터칼로 우측 뺨을 그어 11㎝의 자상을 입혔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인근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야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입은 상처는 아슬아슬하게 안면신경을 비껴갔다고 한다. 사건 6년 뒤엔 박 전 대통령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상처 부위에서 위아래로 조금만 내려갔더라면 사망하거나 안면마비가 되어 정계를 은퇴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아울러 당시는 지방선거 기간이었는데 박 전 대통령이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고 난 직후 “대전은요?”라며 말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가 됐다. 당시 대전광역시장 선거 여론조사서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의 우세로 예측됐었는데 박 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시장 선거 판세를 뒤집었고 결국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가 승리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박 전 대통령 개인의 안위보다 당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며 박 전 대통령에겐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도망치려던 지충호는 한나라당 당원들과 시민들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이미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8건의 전과로 15년 가까이 복역하고 출소했던 지충호는 “오랜 수감 생활이 억울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다. 1956년생이던 지충호는 인천에서 한 중학교를 중퇴한 뒤 구두방 점원, 공사장 막일 등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공갈 협박 등으로 복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았던 지충호는 2016년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괴한의 불상자로부터 피습당한 모습. 뉴스1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1945년 해방 직후 혼란기부터 끊이지 않았는데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다.

 

故(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69년 신민당 원내총무였던 시절 자동차를 타고 가다 매복된 괴한들에게 초산 투척 테러를 당했다. 초산을 맞은 차창은 녹아내렸으나 김 전 대통령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지난 1월 2일엔 부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에게 흉기 피습을 당하면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흉기로 인해 급소인 목을 찔렸기 때문인데 다행히 이 대표는 무사히 수술을 마쳤고 당무에 복귀해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 1월 25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한 중학생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하는 순간. 배현진 의원실 제공

 

이 대표의 이 같은 피습 이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중학생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피습하면서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15세 남학생은 준비한 돌덩이로 배 의원의 머리를 느닷없이 무차별적으로 가격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배 의원은 봉합수술을 받았고 무사히 회복해 현재까지 의정활동을 이어가며 이번 22대 국회 입성에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