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세월호분향소에 불 지른 60대男 20시간 만에 검거

전북 전주 한옥마을 인근 풍남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분향소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완산경찰서는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A(60대)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경찰관들이 20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전주 세월호분향소는 지난 19일 오후 8시 30분께 원인불명의 화제가 발생해 10여분 만에 진화 됐다. 뉴시스

A씨는 전날 오후 8시30분쯤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광장 세월호 분향소 천막 등에 불을 붙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지른 불은 119 소방대에 의해 7분여 만에 진화됐고,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몽골식 텐트로 된 분향소 천막 일부와 가스히터 등 집기류를 태워 19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은 세월호 분향소가 매일 오후 6시까지 운영한 점을 감안해 방화 등을 의심하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가 화재 전 현장을 배회한 점을 수상히 여기고 행적을 추적해 방화 20여시간 만인 이날 오후 4시30분쯤 현장 인근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A씨가 분향소 천막에 불을 붙였으나, 잘 붙지 않자 종이를 이용해 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일정한 주거지 없이 풍남문광장 근처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으며, 방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주 세월호 분향소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당국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2014년 처음 세워졌다. 2017년에는 한 차례 자진 철거됐다가 이듬해 재설치됐으며, 이후에도 인근 상가나 관광객들에 의해 여러 민원이 접수되면서 전주시와 분향소 관계자들이 유지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