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종목으로 굳건한 지위를 유지했던 한국 유도가 흔들렸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대회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역대 최저인 금메달 1개에 그칠 정도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이런 한국 유도에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허미미(22·세계랭킹 6위·경북체육회·사진)가 한국 선수로 6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24 파리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허미미는 2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를 연장(골든스코어) 혈투 끝에 반칙승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8년 남자 73㎏급 안창림, 남자 100㎏급 조구함(이상 은퇴)에 이어 6년 만이다. 특히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29년 만이다.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년) 선생의 내손녀(5대손)로 알려진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출신이다. 허미미는 할머니가 202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해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