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지사 관사 '복합문화공간' 변신…일반에 개방

전북도지사 관사가 건립 53년 만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해 지역의 새로운 문화관광 거점으로 거듭나게 됐다.

 

전북도는 전주시 풍남동 한옥마을에 자리한 도지사 관사를 문화예술 전시·체험 시설로 전면 개조해 21일 ‘하얀양옥집’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1971년 대지 599㎡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연면적 402㎡)로 건립한 이후 53년 만이자 관선 시대였던 1976년 부지사 관사를 시작으로 민선 역대 도지사들이 사용한 것으로 치면 48년 만이다.

복합 문화공간인 ‘하얀양옥집’으로 재탄생한 옛 전북도지사 관사 전경. 전북도문화관광재단 제공

이날 개관식에는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지역 언론사 대표, 한옥마을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도지사 관사는 전북은행이 은행장 관사로 사용하기 위해 1971년 처음 지었다. 이후 1976년 전북도가 부지사 관사로 취득했고, 민선 1기가 출범한 1995년에는 유종근 전 전북지사가 입주하면서 역대 도지사 관사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광역단체장 등의 생활 공간인 관사가 권위주의 산물로 꼽히는 데다 관사가 건립된 지 50년이 넘으면서 시설이 노후화해 매년 유지비만 수천만원에 달하고, 전주 서부신시가지로 이전한 도청사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불편으로 인해 이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2022년 당선 이후 시대 변화를 고려해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도민 소통 공간으로 환원하겠다고 결정해 전면 리모델링 했다. 당시 전국 민선 8기 단체장들도 줄줄이 관사에 입주하지 않았다.

복합 문화공간인 ‘하얀양옥집’으로 재탄생한 옛 전북도지사 관사 전경. 전북도문화관광재단 제공
옛 전북도지사 관사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민 ‘하얀양옥집’ 1층 전시실 모습. 전북도문화관광재단 제공

전북도는 이를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키로 결정하고 도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전면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해 왔다.

 

1층은 예술 작품 전시와 문화 체험, 작은 음악회 등 소규모 문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공간으로 바꿨다. 2층은 민선 도지사들이 이끈 도정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게 꾸몄다. 도지사 침실은 김관영 전북도지사 등이 추천한 책을 만나볼 수 있는 ‘100인의 서재’를 갖췄다. 향후 릴레이로 도서를 추천받아 서재를 채울 예정이다.

 

관사 앞마당에는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세계소리축제, 한인비즈니스대회 등 지역 주요 행사를 알리는 홍보 부스를 설치했고 마당극, 인형극, 연극 등 야외무대로 활용한다. 시설 운영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맡는다.

 

전북도는 개관 집들이 기념으로 ‘들턱전’을 열었다. 지역 청년 작가 8명의 회화, 조소, 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앞으로도 주목받지 못하는 예술인들도 언제든 전시회를 열어 예술혼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할 계획이다.

21일 전북 전주시 풍남동 한옥마을 내 도지사 관사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하얀양옥집’ 개관식에서 김관영(왼쪽 세번째) 전북도지사와 송하전(〃네번째) 전 전북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다섯번째) 등이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다. 전북도 제공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개관식에서 “도지사 관사를 도민 문화공간으로 돌려드리겠다는 공약을 실행하게 돼 기쁘다”며 “도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공간이자 새로운 도정사의 미래 그림을 그리는 소통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는 “8년간 거주했던 곳이 멋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감회가 새롭다”며 “전북의 많은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멋진 예술의 집으로 만들어가길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