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사 앞 ‘삭발 시위’ 개그맨 김영민…“국민의힘 109번째 의원이라는 생각할 것”

‘보수 성향’ 분류 개그맨 김영민, 채널A ‘정치시그널’에 與 당선인들 이름 적힌 티셔츠 차림으로 출연
민주당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추진에 與 당사 앞 삭발 시위도…與의 적극 대응 촉구로 보여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개그맨 김영민씨가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에 올린 영상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 영상 캡처

 

더불어민주당의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추진에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는 취지로 여의도 당사 앞 삭발 시위까지 벌인 개그맨 김영민씨가 22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제22대 국회 여당 당선인들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머리가 된 김영민씨는 이날 오전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109번째 의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메시지를 내고 논평을 내며 정책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디 개그맨보다 못한 의원은 탄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 등을 지낸 당적 유지와 아울러 향후에도 여당 관련 활동을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청재킷 차림의 김씨는 함께 입은 흰 셔츠에 적힌 국민의힘 당선인들 이름을 가리키며 “한 분 한 분 만나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송으로 만나면 부담이 되니 20분 티타임이라도(하겠다)”라며 “만날 때마다 매직으로 동그라미를 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하나씩 그려나간 동그라미로 여당 108명 당선인의 이름을 모두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KBS 공채 개그맨인 김씨는 신인 시절 프로그램 제작진에게서 ‘정치 성향’을 강요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씨는 “신인 개그맨일 때 제작진은 거의 하늘”이라며 “절대 권력이고 나의 밥줄을 쥔 갑을 관계인데, 일부 PD님이 ‘너희들 문재인 찍어’ 이런 게 있었다”고 언급했다. 못 믿겠다는 듯 되묻는 앵커에게는 “어떤 PD님은 회식 자리에서 ‘내가 건배사를 MB하면 다 같이 아웃을 외친다’(고도 했다)”라며 “민주화를 했던 나라에서 ‘이게 뭐야’(하는 생각에) 한 번쯤은 (그런 상황을) 돌파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보수로 분류되는 자신의 정치 성향을 외부에서 드러낸 계기 설명인데, 이는 생계에 다소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개그맨 김영민씨가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의 이름이 적힌 셔츠를 입고 22일 오전 채널A ‘정치시그널’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정치시그널’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 영상에서 김씨가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분들이 불편해한다”며 “나 때문에 주목받는 게 미안하다”고 말한 대목에서다.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하는 건 과감하게 은퇴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보아 대중문화인의 행보를 접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김씨는 “억울하지는 않다”며 “여의도까지 가서 삭발하고 뉴스에 나온 후 좌파에게 견제를 받는 건 당연한 거고, 이런 걸 한번 극복해보자는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진보 성향 누리꾼 등의 거센 비난에 우군인줄 알았던 국민의힘에서 어떠한 위로나 지원을 김씨는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의 삭발 시위가 그렇다. 시위에 앞서 ‘나의 진심을 전하겠다’고 유튜브 영상에서 선언까지 했는데, 현장에서는 누구 하나 그에게 위로나 물 한 잔을 건네지 않았고 어떠한 격려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를 언급하듯 김씨는 “국민의힘에 가서 물 한 잔, 차 한 잔 얻어먹지도 못하고 정치인들의 리액션도 0건”이라며, “(예전에) 알았던 분들이고 그래서 내 진심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구의 케어도 없이 혼자서 머리카락 떨어진 것 빗자루로 치우고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겠다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 투쟁에 ‘그게 단식이냐, 디톡스지’라는 영상을 올렸던 그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입당해 비례대표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