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씨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24일 결정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낮 12시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는 김씨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씨와 함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범인도피교사 및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본부장 전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각각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 오전 11시 45분으로 예정돼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검찰은 오후에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를 파악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 김씨에게 음주운전 대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특가법상 음주 또는 약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전날 김씨를 소환 조사한 경찰은 김씨가 사고 당일 마신 술의 종류와 양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며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고려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식당에서 ‘소폭(소주를 섞은 폭탄주)’ 1∼2잔을 마시고 유흥주점에서는 소주 3∼4잔만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를 계산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이 역시 조사해 (추후)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이 대표는 사고 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했고, 본부장 전씨는 김씨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
김씨는 23∼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영장실질심사 일정이 24일로 잡히면서 김씨의 공연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심사는 일반적으로 피의자를 구인한 상태에서 이뤄져 심사 당일인 24일 공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김씨 측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에도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어서 법원에 심사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에서 “김호중은 오는 23∼24일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모든 경찰 조사에 임하며, 결과에 따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