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5년 전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비화를 공개한 가운데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이 반박에 나섰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23일 국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당시 단계적 조치를 포함한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른바 ‘하노이 노딜’이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회담이 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참모 사이 이견 탓이었다는 회고록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미국의 대통령이었다”면서 “우리가 협정을 체결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그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하노이 정상회담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폼페이오나 볼턴, 펜스 부통령까지 발목을 잡는 역할을 했다”면서 폼페이오 전 장관을 회담 결렬로 이끈 주요 인사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전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는 그(협상)에 대한 이견이 없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정은이 비핵화에 진심”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손을 저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나는 그걸 조금도 믿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핵무기뿐만 아니라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협상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해선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면서 “한국 국민이 핵 능력을 개발하기로 선택한다면 미국이 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을 내놨다.
문 전 대통령은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후회하는 말을 하며 미안해했다”고도 썼는데 이에 대해서 폼페이오 전 장관은 “정상 간의 대화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