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977, 1978년 발생한 선유도·홍도 고교생 납치사건을 규탄하고 북한 당국에 납북자 송환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전북 군산 선유도해수욕장에서 열린 고교생 납북자 송환기원비 제막식에서 기념사를 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아이들, 김영남, 이민교, 최승민, 이명우, 홍건표. 40여 년 전 이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바닷가로 피서를 떠난 천진한 고등학생들이었다”며 “이들이 북한의 불법적인 납치로 인해 소중한 가족과 이별을 한지 벌써 반세기가 돼 간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사건 발생 당시 미성년으로 국제법상 아동이었던 소년들에게 납치라는 중대한 아동인권침해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UN아동권리협약 7조와 9조는 모든 아동이 부모로부터 양육 받을 권리와 부모와 함께 살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며 “아동권리협약 당사국인 북한은 협약의 정신에 입각하여 이제라도 우리 고교생 5명 전원을 가족의 품으로 송환하고 납북자 문제해결에 전향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납북 고교생들의 부모도 일본 메구미양의 부모도 생명보다 귀한 자식을 사랑하고 양육할 권리를 하루아침에 박탈당했다”며 “미성년 아동을 포함한 북한의 납치·억류 문제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여러 국적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국제적인 인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의 납치 범죄를 집중 조명하고 책임규명을 위한 실질적 조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오늘 통일부는 5명의 소년들과 그 가족의 아픔이 잊혀지지 않도록 납북 피해자가 발생한 이 장소에 고교생 납북자 송환기원비를 세우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납북된 국민들의 송환을 촉구하고 그 아픔에 공감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확산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 “납북된 국민들이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통일부의 노력에 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앞으로 통일부는 납북된 국민들이 다시 돌아오는 그 날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이날 납북자 김영남씨가 1977년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된 현장인 전북 군산 선유도해수욕장에 송환 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는 김 장관과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대사,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납북자 가족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