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공매도 전산 구축에 10개월”…연내 재개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듯 [비즈 Who]

정은보(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무차입 공매도와 같은 불법 공매도를 사전 점검해 차단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구축에 최소 10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산 시스템 구축은 정부가 약속한 공매도 재개 요건인 만큼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사견을 전제로 밝힌 ‘6월 중 일부 재개설’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정 이사장은 지난 24일 취임 100일 기념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거래소의 무차입 공매도 중앙 차단시스템(NSDS)과 관련해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서는 아마도 금융위원회나 금감원, 거래소 간 기술적 측면 등을 종합 감안해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며 “NSDS 개발 시간은 1년 정도 걸릴 듯하고 많이 단축해도 10개월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4월 기관투자자의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과 거래소의 NLDS를 통한 이중 잔고 확인을 골자로 하는 불법 공매도 전산방지 시스템 구축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공매도는 상반기까지 금지된 상태인데, 대통령실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를 재개 시점으로 못박은 바 있다. 여러 정황으로 보면 사실상 연내 재개 가능성은 낮은 게 현실이다.

정 이사장은 아울러 확정·발표된 거래소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관련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9월쯤 발표하고 연계 금융상품 출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세제 당국이 밸류업 기업에 제시한 인센티브에 더해 거래소 나름대로도 여러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 효율성이 좋고 주주친화적인 경영 내용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 특성과 기업 자체의 규모별 특성, 산업 발전단계 등을 종합 고려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제대로 사업하지 않고 상장만 유지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에 대해 “원칙에 입각한 정리가 이뤄져야 건전한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로 전환될 수 있다”며 퇴출안 마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