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제가 한동훈이면 당 대표 출마 안 해, 총선 때 보수표도 다 결집 못 해”

“차기 당 대표 역할은 대통령실과 관계 조율, 제 출마 의사는 55%”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이 27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차기 당 대표 도전 여부와 관련해 “제가 한동훈 위원장이면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대표직이) 리스크가 너무 높은 반면 특별히 얻을 게 없는 자리 아니냐”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토론에서 “당 대표였던 분들이 대권 도전을 많이 했는데 결국 대권에 오르지 못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당선인은 “한 전 위원장과 본인 중 누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더 원활히 풀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시점으로 말하면 한 전 위원장은 용산(대통령실)과 밥도 안 드시는 것을 보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나 당선인은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시 김기현 후보를 지원한 친윤(친윤석열)계의 압박과 대통령실과의 갈등 끝에 당 대표 도전을 접었다. 당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나 당선인이 ‘출산 시 대출금 탕감’ 정책 구상을 밝히자, 대통령실은 김대기 전 비서실장이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며 공개 반박에 나서며 정면 충돌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을 놓고 대통령실과 입장 차를 보이며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아왔다. 당시 이관섭 비서실장이 한 전 위원장을 찾아가 사퇴를 요구했던 사실을 한 전 위원장이 언론에 공개하며 양측 갈등이 고조됐다. 4∙10 총선 공멸 위기감에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지난 1월23일 충남 서천에서 갈등 봉합에 나섰으나 임시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나 당선인은 한 전 위원장과 관련해 “어쨌든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가 보수 표도 다 결집하지 못한 것”이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나 당선인은 ’한 달 전 출마하고 싶은 마음을 100이라 했을 때 지금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한 달 전에 60이었다면 지금은 55”라며 “이번 당 대표의 역할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나가느냐가 여당 대표 역할의 절반 이상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확신이 서면, 제가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서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당원 투표 100%’인 경선 규칙과 관련해선 “(지난해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김기현 후보를 억지로 당선시키려고 만든 룰 아니냐. 다시 원상회복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당연히 (국민 여론조사를) 집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8일 국민연금 모수개혁안(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을 처리하자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첫 단추라도 끼워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모수개혁이라도 진행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 요구에 “여야가 시간에 쫓겨 결정하기 보다 국민 전체, 특히 청년 세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22대 국회에서 충실히 논의해 추진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