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의 재표결을 하루 앞둔 27일 특검법 찬반 입장을 의원 각 개인의 양심 문제와 결부 지으며 찬성표를 행사해달라고 여당인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검법안 통과를 위한 캐스팅보터는 범야권이 아닌 국민의힘 내부에서 용산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에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여당 의원들이라고 보고 막판 설득 작업에 주력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 회의에서 “젊은 군인의 억울한 죽음과 권력의 부당한 은폐 의혹을 밝히는 일은 여당, 야당,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속 정당을 떠나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주권자의 명령을 받들 책무가 국회에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헌법 46조 2항을 읊으며 “국민 생명과 직결된 사안보다 중요한 국익이 어디 있겠나”라고 했다. 또 “역사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며 “용산(대통령실)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헌법과 양심에 따른 결단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해병대원 특검법은 양심의 문제”라고 거들었다. 여당이 ‘참사의 정쟁화’를 이유로 특검을 반대하는 것을 두고는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고, ‘대통령이 격노한 게 무슨 문제냐’고 했던 국민의힘 성일종 사무총장을 향해선 “대통령의 격노 때문에 이 모든 문제가 불거진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당 초선 당선자들은 수사외압 의혹을 입증하기 위한 통신사실확인자료를 확보하라고 공수처에 촉구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해병대 간 이뤄진 전화 통화 내역이 핵심 증거라고 보고 있는 민주당은 통화기록 보존 기간이 1년인 점을 감안해 신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7월이 되면 채 상병이 순직한 지 1년이 된다. 조국혁신당도 “공수처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특검을 한다 해도 핵심 증거는 사라질 수 있다”며 대통령실을 압수수색하라고 요구했다.